2017년 7월 31일 월요일

[여의도] 수요미식회 정인면옥을 가다!!


이번 여름휴가를 서울로 갔어요. 

지방에 내려가서 산 지 10년이 돼 가니 가끔 이렇게 서울 올라와 호텔과 맛집 투어 하는 재미도 쏠쏠하네요. 

이번 휴가에는 여의도 콘래드에서 1박. 
삼성동 파크하얏트에서 1박입니다. 

휴가 전에 폭풍검색을 통해서 맛집 천국인 여의도에서 고르고 고른 집들이 있었는데, 

오늘은 일요일!!
여의도에서 일요일최악입니다. 
대부분의 식당들이 평일 회사원 상대를 하다 보니 많은 식당들이 일요일은 쉽니다. 
이건 몰랐네요. 하필 제가 도착한 날이 일요일이라 거의 모든 식당들은 실패! 

그나마 여의도 대형 교회 앞에 냉면집 하나가 있어서 거기로 갔습니다. 

‘정인면옥’ 
원래 검색할 때 상위에 있던 곳은 아니었는데, 다른 곳들이 쉬어 가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여의도 교회 앞 냉면집“ 

이라는 생각을 하니 수요미식회가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찾아보니, 맞네요. 얼마 전 수요미식회에 나왔던 바로 그 집이었습니다. 
콘래드 호텔에서 걸어가는 동안 얼마전 방송에 나온 집이라서 사람이 많으면 어쩌나 고민을 했는데, 

이런!!
4시가 조금 전에 도착 했는데, 5시부터 저녁 영업을 한다고 하네요. 
최근에는 우리나라 식당들도 중간에 휴식시간을 갖는 경우가 많으니 미리 잘 알아보고 가세요. 
근처 스타벅스에서 시간을 보내고 4:40분 쯤 다시 왔습니다. 다행히 앞에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습니다. 


드디어 5시 오픈!!
모두 일제히 안으로 들어가고 
“안쪽부터 채워주세요~!”라는 직원들 소리를 가뿐히 무시하고 
아무데나 앉았는데, 이런! 

주문을 안쪽부터 받아요. 벨을 눌러도 소용없어요. 


오늘 주문한 메뉴는 비빔냉면, 순면물냉면, 암퇘지 편육 반 접시, 만두 반 접시입니다. 



기본반찬


보통 식당들의 음식 맛을 가늠할 수 있는게 이 기본반찬들입니다. 
여기 김치를 먹는 순간 느꼈습니다. 
‘이곳은 기본에 충실한 곳이구나!’ 
단맛이 거의 나지 않구요. 정직하게 재료 맛만 납니다. 
재료 본연의 맛에 충실한 집입니다. 

일반 식당들에 길들여져 있다면 이곳은 맛이 없을 수도 있겠네요 

암퇘지편육


반접시가 요만큼입니다. 
그냥 한 접시 먹어도 될 듯도 하네요. 
처음 먹었을 때

“뭐지?” 

했습니다. 

기존에 제가 많이 먹어본 편육은 돼지고기 잡내를 잡기위해 된장이나 여러 향신재료들을 넣어서 만든 것들이었는데, 

이건 그냥 돼지였습니다. 

잡내도 하나도 안 나고, 살짝 미지근하고, 비계를 씹는 맛이 쫀득하고 

참 좋은 맛이었습니다. 

진짜 돼지 신선한 것 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고기맛에 충실한 고기입니다. 

"딱! 돼지고기"

비빔냉면


평소 평양냉면을 즐기지 않는 ‘이씨’에게 좀 싱겁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향긋한 기름냄새와 맵고, 짜고, 단 양념의 조화가 

참 산뜻하고 좋았습니다. 

만두 


역시 반 접시 양이 적네요. 

한 접시 시킬걸.

만두는 고기보다 두부 맛이 많이 나는 집에서 빚은 만두 맛입니다. 
흔히 먹는 식당 만두 맛은 아닙니다. 
예전에 약수역 근처에 간판 없는 평양만두 집이 있었는데, 거기 만두 맛과 비슷했습니다. 
역시나 조금 심심한 맛이지만 어떤 재료 하나 

튀지 않고 잘 조화된 멋진 만두입니다. 

순면 물냉면


뭔가 주문이 꼬였는지 다른 메뉴들 다 먹어갈 때쯤에 나왔습니다. 
우선 갈증을 국물 한 모금으로 쭉~~!

시원합니다. 

고기 맛이 참 많이 납니다. 

다른 평양냉면 육수가 고기가 목욕한 것 같은 맛이라면, 
여기는 고기가 떼를 밀로 간 정도라고 해야 하나. 
참 고기 맛이 많이 납니다. 
그렇다고 누린내나 잡내가 나는 건 전혀 없습니다. 

고기향이 어찌 이렇게 진하게 날 수 있는지 놀랐습니다. 

하지만 평양냉면은 평양냉면인지라, 조금 심심합니다. 

순면이란 거 처음 먹어봤는데, 전 좋았습니다. 
물론 함흠냉면의 쫄깃한 냉면 면발보다는 막국수에 가까운 느낌의 면발이지만, 뭔가 투박한 면의 맛이 심심한 국물과 함께 들이키면 참 고소합니다. 

서비스
손님이 많으니 정신이 없습니다. 
직원들은 휴식시간을 보내고 났는데도 많이 지쳐보였습니다. 
맛집이니 어쩔 수 없다지만, 이보다 손님이 훨씬 많은 집들 중에서도 서비스 품질을 그대로 유지하는 집들이 있기는 하니, 이것도 노력의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잠시 일이 있었는데, 
한 중년의 부부가 카운터에서 한참을 이야기 하더니, 갑자기 저희 자리로 와서 합석을 해도 되겠냐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당황해서 바라보니, 이미 카운터에는 이야기가 다 됐다고 하시더군요. 
저희가 물론 4명 테이블에 2명만 앉았지만, 시킨 메뉴도 적지 않았고요. 일단 주인이 와서 사전에 양해를 구한 상황도 아니고, 처음 자리를 앉을 때 두 사람이니 2인 식탁에 앉아달라는 부탁을 받은 것도 아니고, 참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저희가 계속해서 확실한 답을 안 하니, 싫으시면 다른 테이블로 가겠다면 또 다시 다른 테이블에 가서 앉아도 되겠냐고 물으시더군요. 저희보다 인심 좋으신 그 분들 테이블에 합석을 하셨는데, 참 저희가 무슨 잘못한 사람 같은 생각도 들고 상당히 불편했습니다. 

합석자리는 알아서 찾으라는 주인인지 직원인지 모를 ‘카운터’의 책임없는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맛은 좋았는데, 나오면서 참 찝찝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재방문 의사

부산에서 여기까지 찾아올 정도는 아니지만 근처를 지난다면 한번 다시 와서 아롱사태편육을 먹어보고 싶습니다. 물냉면을 다 먹을 때쯤 거기에 들어있던 편육을 씹는데, 

이건 완전 ‘소! 고! 기!’ 
였습니다. 

냉면을 먹기 시작할 때 사태편육을 먼저 먹었다면 반 접시 정도 더 시켰을 텐데, 이미 냉면을 거의 다 먹을 상황이라서 그냥 나왔습니다. 
아롱사태편육을 뒤로 하고 나오는 발걸음이 소걸음보다 안 떨어지더군요. 


위치

위치는 설명이 필요없습니다. 
그냥 여의도에서 제일 큰 교회 찾으면 바로 그 맞은편에 있습니다. 
단 건물이 안쪽으로 들어가 있으니 그것만 주의하시면 
아주 찾기 쉽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